봄에 상추를 심어 키우면 여름에 상추에 꽃대가 나오고 꽃이 핍니다. 꽃대가 올라오면 상추는 잎이 점점 작아지다가 거의 나지 않고 심지어 맛도 쓴맛이 납니다. 그래서 보통 뽑아버리는데요. 저는 상추꽃이 궁금하기도 하고 씨앗을 받고 싶어서 끝까지 키워봤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경험한, 상추 꽃대부터 씨앗 수확까지의 과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상추 꽃대
상추는 장일성 식물로 해가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면 꽃대가 올라오는데요. 해가 짧아져야 꽃대가 올라오는 단일성 식물 깻잎과는 정반대입니다.
저희 집 베란다에서 키우는 상추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4월에 모종을 사다가 심어서 6월까지 실컷 따먹었는데 7월이 딱 되니 여지없이 꽃대가 올라왔어요.
위의 사진이 꽃대가 막 고개를 내민 모습입니다.
1~2주쯤 지나면 아래 사진처럼 꽃대도 길어지고 꽃봉오리도 많아지는데요.
꽃대 특징
상추 꽃대 특징은 꽃봉오리를 만지면 희고 쓴 액체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상추 수확할 때 보면 상추에서 흰 액체가 나오잖아요? 그거랑 비슷한데 맛은 훨씬 씁니다.
2. 상추 꽃
꽃봉오리가 충분히 여물면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한두 개씩 찔끔찔끔 피다가 어느 순간 뭉텅이로 피어요.
상추 꽃 특징
색깔은 노란색이고 크기가 새끼손가락 손톱 크기만큼 엄청 작습니다. 새벽과 아침에는 활짝 피어있다가 오후가 되면 다시 오므라집니다. 이 조그마한 꽃도 향이 나는지 가끔 벌들이 와서 앉아있어요.
상추꽃은 자가수정을 하기 때문에 사람이 따로 수정해 줄 필요는 없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실내에서 키울 경우 곤충이나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아서 그런지 수정이 잘 되지 않아 씨앗이 별로 안 생기더라고요. 경험상, 꽃이 피었을 때 꽃을 가볍게 툭툭 건드려주셔야 그나마 씨앗을 좀 얻을 수 있습니다.
3. 홀씨
상추 꽃은 지속시간이 짧아 하루 이틀이면 떨어집니다. 꽃이 떨어진 자리에는 통통한 봉오리 같은 게 있습니다.
사진처럼 봉오리 끝에는 하얀색 솜털이 삐죽 나와있어요. 이때에도 저 봉오리를 건들면 하얀색 끈적한 액체가 나옵니다.
봉오리 속에서는 씨가 여물고 있다가 일주일쯤 지나면 솜털이 활짝 핍니다. 마치 민들레 홀씨 같이 아주 예뻐요. 상추 홀씨를 그대로 두면 적절히 마릅니다.
4. 상추 씨앗 채종
잘 마른 상추 홀씨의 솜털을 손으로 뽑으면 씨앗이 나옵니다. 단 수정이 잘 된 꽃만 씨앗이 생기고 수정이 안되면 쭉정이만 나와요.
위 사진이 쭉정이입니다. 안타깝게도 씨앗이 되지 못한 아이들이에요.
상추 꽃이 폈을 때 제대로 안 흔들어주면 80%이상 쭉정이만 나오고 씨앗은 몇 개 못 건져요. 그러니 꽃이 폈을 때 꽃을 살짝씩 건드려 주시는 게 좋아요.
상추 꽃 8개 털었더니 이만큼의 씨앗을 받았습니다. 이 씨앗은 약간의 수분이 포함되어있어서 이틀정도 잘 말려서 보관하셔야 해요. 안 그러면 곰팡이 생깁니다.
오늘은 상추 꽃대에서 씨앗 받기까지의 과정을 적어보았는데요.
채종한 씨앗은 다시 심어서 또 상추 수확해 먹을 수 있습니다. 상추가 꽃이 피면 그냥 버리지 마시고 끝까지 키워서 씨앗 받기까지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발아가 잘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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