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치매 검사 받는 곳, 할머니 무료 인지 검사 후기 (+ 설득 과정)
며칠 전 친척분이 치매로 몇 년 고생하시다가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마지막에는 형제들 이름만 기억하시고 자식들은 기억을 전혀 못하셨어요.
치매가 처음에는 천천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확 심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에는 약이 좋아져서 치매의 진행속도를 많이 늦출 수 있대요. 그래서 약을 복용하면 그 상태 그대로 끌고 갈 수 있다고 해요. 하지만 치료제가 아니고 진행 속도만 늦추는 약이기 때문에 치매를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식 입장에서 부모님께 치매 검사받으러 가자고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본인을 치매 노인 취급하냐고 화를 내실 수도 있고요.
사실 저희 집이 딱 이런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저희가 어떻게 할머니를 설득했는지, 어디서 검사를 받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치매 검사를 결심한 이유
어머니가 얼마 전에 할머니를 모시고 한의원에 갔는데 한의사가 저희 어머니를 조용히 부르더니 할머니 치매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사실 저희도 할머니가 치매 아니실까 좀 의심을 하긴 했었어요. 상호명이나 번호 기억을 잘 못하시고 감정기복이 좀 심하셨습니다. 근데 할머니에게 치매검사받으러 가자고 말하기가 어려워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할머니 설득과정
우선 할머니께 치매로 돌아가신 친척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장례식장 가기 전에 전화로 "친척 OO가 치매로 돌아가셨다"라고 했어요. 자세한 얘기는 안 했어요. 발인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다시 전화해서 요즘은 약이 좋아져서 치매를 초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멈출 수 있다고, 장례식장에 온 친척들도 다 미리미리 치매검사 받아보기로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도 치매 검사받으러 가신다고 하셨어요. 이 글 보신 분들도 주변 이야기하면서 설득해 보세요.
치매 검사
장소 & 시간
일단 할머니가 사시는 곳 근처에 있는 보건소에 전화해 봤어요.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 아무 때나 검사가 가능하고 점심시간(12시~1시)은 피해달라고 했습니다. 점심시간은 보건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한번 전화해 보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준비물, 비용
보건소 가실 때 준비물은 신분증입니다. 첫날 치매 검사 비용은 성남시는 무료였어요. 아마 다른 지역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검사 과정과 검사 시간
치매 검사 과정은 3단계로 나뉘는데요. 1차 인지검사는 1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1차 인지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바로 이어서 2차 검사로 넘어간대요. 2차 검사도 1시간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2차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지정병원으로 안내해 3차로 CT와 MRI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3차 검사는 비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저희 할머니는 다행히 1차 인지검사를 통과해서 2차 검사는 안 받으셨어요. 보건소 선생님이 1년 후에 또 검사받으러 오라고 하셨고 1년 안에 좀 이상한 행동이 감지되면 바로 보건소에 와서 2차 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했어요.
이렇게 오늘은 치매검사에 대해 써보았는데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보건소 가서 상담받아 보시고 필요하면 검사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